워런 버핏과 IBM, 그리고 다른 헤지 펀드들

워런 버핏에게 IBM은 성공과 실패를 동시에 안겨준 기업 중 하나였다. “빅 블루”라고 불리던 IBM은 한때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중 빅 4중 하나였고, 처음에는 엄청난 수익률을 안겨다 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약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2017년 4분기를 마지막으로 버크셔는 보유 중이던 IBM 주식 대부분을 처분했다. 비록 (수익률의 관점에서) 버핏이 저지른 역대 최대의 실수 중 하나였던 건 분명하지만, 손실을 기록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버핏과 IBM의 이야기

버크셔 해서웨이에서 IBM 주식을 취득했다는 소식은 2011년 처음 발표되었다. 버핏은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기술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서 IBM만큼 향후 몇 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수십억 달러를 안겨다 줄 기업도 없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현재 IBM은 발생주식 수가 11억 6,000만 주이며, 우리가 5.5%에 해당하는 약 6,390만 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IBM이 앞으로 5년 동안 벌어들이는 이익이 우리에게는 당연히 매우중요합니다. 이 밖에도 IBM은 자사주 매입에 약 500억 달러를 지출할 것입니다. 오늘의 퀴즈입니다. 버크셔 같은 장기 투자자라면 5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되길 바라야 하겠습니까?

여러분을 초초하게 만들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5년 내내 IBM의 주가가 지지부진하기를 바라야 합니다.

이제부터 계산해봅시다. 5년 IBM의 평균 주가가 200달러라면, 회사는 500억 달러로 자사주 2억 5천만 주를 사들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주식은 9억 1천만 주가 되며, 우리 지분은 7%로 크게 늘어납니다. 반면에 5년 동안 IBM의 평균 주가가 300달러로 상승한다면, 회사가 사들이는 주식 수는 1억 6,700만 주에 불과할 것입니다. 이때에는 5년 후 남는 주식 수가 9억 9,000만 주여서 우리 지분은 6.5%가 됩니다.

5년 차에 IBM의 이익이 200억 달러라면, 5년 평균 주가가 더 낮을 때, 우리 몫의 이익이 1억 달러 더 많아집니다. 게다가 이후 언젠가는 주식의 가치도 15억 달러나 많아질 것입니다.

결국, IBM 투자의 성패는 주로 장래 이익에 좌우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 번째로 중요한 요소는 IBM이 막대한 자금으로 자사주를 얼마나 사들일 것이냐가 될 것입니다. 만일 IBM이 자사주 매입을 통해서 발행주식 수를 6,390만 주로 줄인다면, 나는 근검절약으로 얻은 명성을 포기하고, 버크셔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주겠습니다.

버핏은 2016년에도 IBM에 대한 입장을 되풀이했다.

주식에 지불하는 가격은 어떤 의미도 없습니다. 그보다 해당 회사가 향후 5년에서 10년 동안 어떤 모습으로 나아가느냐가 더 의미있습니다. 나는 IBM이 더 큰 가치의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내가 틀릴 수 있고, 그러더라도 받아들이겠습니다.

버핏이 마침내 IBM 투자가 나쁜 결정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2017년 초였다.

이제는 6년 전 매수하기 시작했을 때와 같은 방식으로 IBM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약간 하향 평준화해 재평가했습다. IBM은 크고 강력한 회사이긴 하지만, 크고 강력한 경쟁업체들도 같고 있습니다.

버핏은 IBM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2011년 1분기부터, 매수를 끝낸 2016년 1분기까지 주당 평균 173.6달러에 총 141억 달러로 8,123만 2,000주를 취득한 것으로 추산된다.

증권 거래위원회 신고 자료에 따르면, 버핏은 이 IBM 주식을 2017년 내내 주당 174달러에서 153달러 사이로 처분했다. 지난해 IBM의 최저 주가는 140달러였고, 평균 주가는 153달러였다.

주당 평균 매입가가 173.6달러라면, 버크셔가 IBM 지분 매각을 자본 손실로 처리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하지만 IBM이 지급한 배당금을 감안하면 상황은 완전히 변한다. 실제, IBM은 2011년 3분기부터 2017년 4분기까지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으로 주당 29.2달러를 지급했다. 이 배당 수익을 더하면, 버핏은 IBM 투자로 플러스(+) 수익을 올린 것처럼 보인다.

평균 매도 주가를 153달러로 잡고, 여기에 주당 29.2달러의 배당소득을 포함하면, 보유 기간 동안 총 투자 수익은 주당 182.2달러이며, 5% 미만의 수익률로 추산할 수 있다.

버핏으로서는 실망스런 결과였지만, 적어도 손실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


좋은 결정

그렇다면 버핏이 IBM 지분 전부를 손실을 각오하고 처분한 것이 좋은 결정이었을까? 결과적으로 그랬다.

현재 IBM은 주당 121달러로 거래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인 ‘레드 햇’ 인수를 통해 하락세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IBM의 주가)


최근 몇 년 동안 IBM은 자사주 매입은 물론 투자자들에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지출했고, 그 결과 부채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런 주주 환원 정책 대신에,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잠식해 온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쟁사들과 경쟁하는 데 그 돈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이건 또 다른 얘기니까 제쳐두자.

다른 펀드들은?

어떤 헤지펀드가 여전히 IBM 지분을 보유 중이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유명 펀드는 어디일까?

현재 IBM 지분을 보유중인 헤지 펀드는 4곳뿐이다. 가장 큰 규모는 샘 피터스의 클리어브릿지 밸류 트러스트로서, 주당 평균 매입가 151달러에 총 4,540만 달러 상당의 30만 주를 보유 중이다. 총 22억 달러 상당의 클리어브릿지 포트폴리오에서 약 2.3%를 차지하고 있다.

토마스 루소의 가드너 루소 & 가드너는 통상 IBM 주식 11,000주 이상을 보유했으나, 지난 2년 동안 점차적으로 규모를 줄여오다가, 올해 3분기 완전히 발을 뺐다. 그 다음으로 로버트 토레이의 토레이 펀드가 3분기 말에 총 1억 3,220만 달러 상당의 88,000주를 보유 중이다. 펀드 운용 자산 중 3.7%에 해당하기 때문이 그리 큰 비중이라고 할 수 없다.

로버트 올스타인의 올스타인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820만 달러가 조금 넘는 규모로 IBM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운용 자산 7억 4,700만 달러의 1%에 불과하다. 이런 용감한 투자자들 외에도, 지난 몇 분기 동안 여러 헤지 펀드들이 IBM 주식을 처분해 왔다. 만일 헤지 펀드의 매매 패턴을 역발상 지표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지금이 매수 적기일 지도 모른다.

자료 출처: Gru Focus, “Warren Buffett, IBM and Other Hedge Fu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