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어느 날 밤 워런 버핏의 전화

2008년 10월, 금융 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을 당시였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CEO 워런 버핏은 한 밤중에 당시 재무장관 헨리 “행크” 폴슨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부가 경제를 전화시킬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폴슨은 자고 있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팀원들과 늦게까지 분주하게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검토했기 때문이다.

지난 월요일 밤 HBO에서 처음 소개한 바이스 스페셜 리포트의 다큐멘터리 “패닉: 2008년 금융 위기의 숨겨진 이야기(Panic: The Untold Story of the 2008 Financial Crisis)”에 나온 폴슨은 “아주 피곤했었다.”라고 회상한다. 이 다큐는 민간 부분 인사들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당국자들과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HBO의 공식 트레일러)

당시 미국 의회는 소위 “긴급 구제법”으로 알려진 긴급 경제 안정화 법을 막 통과시켰고, 부실 은행들의 자산을 매입하기 위해 7천억 달러 규모의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로도 투자자들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폴슨은 이렇게 말한다.

의회에서 이 법안이 통과되었지만,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우리는 와초비아와 워싱턴 뮤추얼의 파산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산을 경험하고 있었죠. 우리에게는 훨씬 더 빠르고, 더 강력하게 진행할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정부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전문가들을 속속 호출했고, 버핏에게도 아이디어를 달라는 요청이 찾아왔다.

버핏의 제안

처음, 막 잠에서 깨어나 예기치 못한 전화를 받은 폴슨은 혼란스러웠고, 누가 전화했는지조차 헛갈려 했다. “우리 어머니 집의 잡일을 도와주는 워런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근데 왜 그 친가 내게 전화를 한 거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윽고 자초지종을 알고 난 폴슨은 버핏의 말을 주의 깊게 들었다. 그는 “이후 우리가 취한 조치의 발단이 바로 버핏의 아이디어였다.”라고 회상한다.

버핏의 아이디어는 다름 아닌 “부실 은행들의 자산을 매입하기보다, 이들에게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13일이 되자, 모건 스탠리의 존 맥, J.P. 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골드만 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메릴린치의 존 테인, 씨티그룹의 비크람 팬디트 등 주요 은행의 CEO들이 재무부에 모여 버핏의 제안을 논의했다.

당시 모든 은행에 도움이 필요로 했던 것은 아니었으며, 일부 CEO들은 버핏의 지원안을 받아들이길 꺼렸다. 대중에게 기를 쓰고 있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고, 투자자들이 빠져나가게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폴슨은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긴급 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고, 결국 모두가 동의했다. 모건 스탠리의 존 맥은 이렇게 회상한다.

생각해 보면, 운이 좋아 이사회가 나를 해고했더라면, 그 광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결국 이 회의의 결과, 재무부가 부실 자산 구제 프로그램을 통해 은행 시스템에 2,500억 달러를 투입하게 되었다.

긴급 구제에 대한 반응

이 계획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상당했다. 거리로 나선 시위대는 ‘납세자들의 돈으로 부유한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을 구제하는 데 사용한다’라는 사실에 불만을 표출했고, 많은 이들이 애당초 위기를 초래한 것이 바로 그런 부자들의 그릇된 판단이었다고 생각했다.

“쓰레기에게 현금을?”

“부자가 아니라, 일하는 사람들을 긴급 구제하라”

라는 피켓도 선보였다.

벤 버냉키 전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가 미국 경제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금융 산업에 있는 우리 친구들을 돕기 위해, 기업을 긴급 구제하고 월스트리트를 도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많습니다.

폴슨, 버냉키, 그리고 뉴욕 연준의 의장 티머시 가이트너는 자기들이 월스트리트를 긴급 구제한 이유는 메인 스트리트를 돕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한다. 이들 관료 셋은 위기에 대처하면서 비록 깔끔한 일처리가 미흡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예를 들어, 리먼 브라더스를 파산에서 구하지 못한 것), 은행을 통해 돈을 다시 경제에 쏟아붓기로 한 결정은 아직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폴슨은 2009년 이후 시장은 꾸준하게 회복되었다면서, 당시 긴급 구제를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조치였음에도, 가장 성토되고 있는 조치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또한 “아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긴급 구제 금융이었을 것입니다.”라면서, 증명할 방법은 없지만, “내 생각에 개입을 통해 경기 침체에서 회복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라고 말한다.

다음의 위기

미국 경제가 2008년 금융 위기에서 회복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부적절한 은행 규제가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위기를 야기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월요일 밤 자넷 옐런 전 연준 의장은 레버리지 대출이 우려되는 부문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시스템에 거대한 구멍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문제를 다루기에는 이용할 만한 도구들이 그리 훌륭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 9월에 버핏은 또 다른 금융 위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10년 전 금융 위기의 근본적 바탕이었던 사람들의 질투와 탐욕이 아직도 그대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감스럽게도, “우리 시스템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일부분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자료 출처: CNBC, “How a late night phone call from Warren Buffett in 2008 may have helped save the US econom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