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행동주의 투자자, 그들의 현재 그리고 미래

어제 일주일 넘게 나눠서 뉴요커지에 실린 “폴 싱어와 엘리엇” 이야기 게재를 끝냈습니다. 이어서 세계 경제 포럼에서 행동주의 투자 전반에 대해 간략하지만 핵심을 짚고 있는 글을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이미 이들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목표가 되었었고, 승계 문제 등 재벌들의 고질적인 문제가 불거지면 질수록 더 많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먹잇감 순위에 오르게 될 게 뻔합니다.

행동주의 투자자는 탐욕의 메뚜기떼일까, 아니면 기업을 개혁하는 이들일까? 무자비한 포식자일까, 아니면 현실적인 전략가일까?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기업 환경을 바꿔놓고 있지만, 그들이 미치는 보다 넓은 의미에서의 영향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 그들의 전략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기업 지분을 매입하고, 영향력 있는 다른 투자자들을 동원에 행동주의 주주 운동을 펼친 다음, 자기 목적을 위해 기업을 압박한다. 여기는 종종 경영진을 새롭게 교체하고, 사업 비용을 가차 없이 줄이는 한편, 영업 이익 확대를 밀어붙이며, 실적이 저조한 사업 부문을 매각하는 방식이 사용되곤 한다.

2017년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기록적인 한 해였다. 약 200곳의 상장 기업에 600억 달러가 넘게 쏟아부었고, 이는 2016년의 두 배가 넘는 투자 금액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제너럴 모터스, 네슬레, 티파니 및 P&G를 비롯한 오래 성숙한 기업들에 마구잡이로 돈을 투자했다. .

어떤 기업도 이들 행동주의 투자자의 압력을 피해 갈 수 없는 상황에서, 문제는 기업과 불안해하는 경영진에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제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게는 점이다.

다음은 행동주의 투자자에게 대해 알아야 할 중요한 5가지 사항이다.

1.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행동주의 주주 운동

행동주의 주주 운동은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현재 일련의 기업 지배 구조 개혁이 진행 중인 유럽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예를 들어, 독일 규제 당국은 더 많은 투자자들의 기업 이사회 참여를 허용하고 있다. 협상 수단을 손위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이 기회를 적극 활용해 왔다. 2017년 유럽에서 행동주의 주주 운동은 5년 전에 비해 100% 증가했다.

이러한 직접적인 공격이 확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영향이 나머지 다른 기업들에게도 퍼져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지멘스의 경우, 경영진이 주주 운동을 효과적으로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비용을 절감하고, 사업을 능률화 시켰으며, 투자자들에게 배당금을 늘렸다. 이런 조치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즐겨 하던 방식이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또 하나의 상징적인 독일 대기업 티센크루프에게 구조적 변화를 압박했다. “집중적이고, 기업가적이며, 민첩한” 기업의 사례로 지멘스를 본 받으라면서, 티센크루프도 그리돼야 한다고 압박했다.

2. 크고, 느리며, 취약한 기업이 대상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움직임이 둔하고 비효율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 유기농 식료품 체인 홀 푸드를 목표로 삼았던 투자자가 아마존 인수를 위해서도 운동을 펼쳤고, 이를 통해 아마존은 내부 거래 비용 절감을 위한 기회로 삼았다. 아마존은 인공 지능과 빅 데이터를 사용해 비용을 크게 낮췄다. 홀푸드는 무서운 공격에 시달린 끝에, 137억 달러에 아마존에 인수되었다. 이 행동주의 투자자는 단 4개월의 주식 보유로 40% 이상의 수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티센크루프의 주요 주주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맞섰다. 그들의 압력이 티센크루프를 해체하려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양측의 대립은 점점 더 적대적이 되어 갔고, 일반적인 행동주의 싸움에서 그렇듯이, 기존 주주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탐욕에 절어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었다고 비난했고, 반대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병든 회사를 건강하게 되돌려 놓으려는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3.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실적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투자 실적을 장기적으로 보면 다소 혼재된 그림이 나온다. 액티비스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연평균 수익률은 13.2%였고, 21.8%였던 S&P 500 지수보다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기간을 지난 10년으로 늘리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실적은 S&P 500 지수와 아주 흡사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성과 예측과 투자자의 신뢰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운용 자산 규모를 감안할 때,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아주 이례적인 성공 스토리를 써내려 왔다. 이들은 2003/2004~2016년 기간 동안 1,400%나 자본을 늘려왔다.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자산 성장률 128%와, 대체 투자(주로 헤지 펀드와 사모 펀드)의 304%와 비교해 아주 두드러진 성장이었다.


4. 기업에 미치는 영향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자본이 흘러들어가면서, 그들의 투자 관행은 당연히 확산 일로를 걷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 자체는 어떨까?

일각에서는 주주의 압력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잘못 경영되고 있는 기업을 압박해 그들의 태도를 개선하고, 제 기능을 못하는 이사회를 개편하고,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할 수 있다.

반면, 비판하는 이들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표적이 된 기업에서 부채를 과도하게 늘리고, 필수적인 연구 개발 예산이 삭감하며, 신규 투자가 차단한 다음, 이익을 가지고 재빨리 빠져나감으로써, 남아 있는 회사는 결국 무너지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09~2014년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한 50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며,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연구 개발 지출, 투자 또는 부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증거가 빈약하긴 하지만,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현대 기업 생태계에서 지속 가능성과 다양성이라는 이 두 중요한 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향이 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행동에 나선 후 기업 이사회의 다양성이 현저히 줄어들곤 했다. 일부 CEO의 보고서에 따르면, 행동주의 투자자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환경 정책과 지속 가능성 목표를 완화하거나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여기가 바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지속 가능한 기업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는지, 아니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특별 배당금 또는 비슷한 유형의 금융 공학적 방법을 통해 그저 단기적 이익만 짜내고 있는지 의문이 생기는 지점이다.

5.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미래: 3가지 주요 추세

금융 시장은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그중 일부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있는 반면, 그들이 속한 헤지 펀드 업계는 발판을 잃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헤지 펀드 산업의 운용 자산은 약 3조 달러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수익률도 S&P 500보다 저조했다.


헤지 펀드의 자본 중 일부는 사모 펀드 업계가 흡수하고 있다. 2016년 사모 펀드 업계의 운용 자산은 2.5조 달러가 넘었고, 올해에는 4조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하는 이들도 있다. 또한 미국에서 사모 펀드의 수익률도 뛰어났고(S&P 500이 4%인 반면, 사모 펀드 업계는 6%),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유럽 지역에서 더 큰 차이로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시에, 시장 자본 중 상당 부분이 상장 지수 펀드(ETF)를 비롯한 패시브 투자 상품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런 펀드들은 주가 지수를 추종하고 있으며, 모든 투자자들이 사용할 수 있다. 이들 패시브 투자 상품이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더 커가지 못하도록 하는 균형추를 역할을 할 수 있다.

어쨌든 ETF는 본질적으로 수동적 투자 상품이며, 투자자 일부가 상당 지분을 확보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만든다. 2년 전 이미 ETF의 운용 자산이 헤지 펀드와 사모 펀드 업계를 뛰어넘었다. 올해에는 운용 자산이 5조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으로 ETF가 행동주의 투자자들로부터 기업을 보호해주는 방패가 될지도 모른다.

미래의 투자

이제 상장 기업, 특히 대기업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으며, 소수의 강력한 힘을 지닌 투자자들의 새로운 황금기가 시작되고 있을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실제로 상장 기업 수가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96년에서 2016년 사이 상장 기업 숫자가 50%나 감소했다. 40년 전과 비교해도 상장 기업 수가 더 적다.

이제 사모 펀드와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기업 전략을 좌지우지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따라서 그들의 투자 방식, 그로 인해 기업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 및 장기간의 광범위한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어떤 투자자가 나쁘냐 좋냐를 떠나, 그들에게 단기적 이익 추구에서 벗어날 의지가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기업이 성장, 진화 및 번영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제 전반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