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힘

Closeup portrait of a young man resting on sofa at home

강가에서 졸고 있던 늙은 악어 옆으로 꼬마 악어 한 마리가 다가 왔습니다.

“할아버지가 이 강에서 가장 훌륭한 사냥꾼이라고 들었습니다. 사냥하는 방법 좀 가르쳐 주세요, 제발요.”

멋진 오후의 낮잠에서 깬 늙은 악어는 꼬마 악어를 그 특유한 눈으로 훑어 보곤, 아무 말도 없이 강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실망한 꼬마 악어는 메기떼를 쫓아 거품을 내면서 강 위쪽으로 헤엄쳐 갔습니다. “똑똑히 보여주고 말겠어”라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날 늦게까지 늙은 악어는 잠들어 있었고, 그 곁으로 다시 꼬마 악어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곤 메기 잡은 얘기를 자랑삼아 떠들어대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메기를 두 마리나 잡았어요. 할아버지는 얼마나 잡았어요? 한 마리도 못 잡았죠? 이제 힘이 부치는 모양이네요.”

늙은 악어는 아무렇지 않게 꼬마 악어를 쳐다보곤, 아무 말도 없이 눈을 감고 물 위를 떠다녔습니다. 피라미 떼가 늙은 악어의 아랫 배 밑의 물풀 사이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늙은 악어의 반응이 없자, 꼬마 악어는 또 화가 났고, 메기를 잡기 위해 다시 강 위로 올라갔습니다.


몇 시간 동안 허탕을 친 꼬마 악어는 새끼 두루미 한 마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잡은 새를 입으로 물고, 무관심한 늙은 악어 옆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진정한 사냥꾼이 누구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려는 양 말입니다.

꼬마 악어가 다시 돌아와 보니, 늙은 악어는 아직도 강가에 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좀 변해 있었습니다. 늙은 악어의 머리 부근에서 커다란 영양 한 마리가 시원하게 물을 마시고 있던 겁니다.

그 때 늙은 악어는 번개 같이 물 위로 솟구쳐 영양의 목을 물고 물 속으로 끌어들고 갔습니다.

이 모습이 압도된 꼬마 악어 잡은 새를 입에 문채 수영하면서, 늙은 악어가 100kg 쯤 나가는 영양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러곤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 어떻게 그럴 수 있었죠? 말해 주세요, 제발요”

영양을 크게 한 입 삼킨 늙은 악어는 드디어 말을 꺼냈습니다.

“난 아무 것도 않했어.”

중요한 일을 하는 것과 바쁘다고 자랑하는 것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 젊었을 때는 꼬마 악어와 비슷합니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항상 뭔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누군가가 옆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보내는 것이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해 준다 해도, 눈깜짝하지 않고 매일 16시간 씩 일하는 걸 그치지 않습니다.

성공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다음 걸 만들고, 일하고, 키우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는 “공사다망”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쁘다고 해서 꼭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할수록, 새끼 손가락만한 메기를 잡는 것보다 영양을 잡는 게 더 낮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제게 효과가 있었고, 여러분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적게 하거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말이야 쉽지 실행에 옮기기에는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극단적일 정도로 바삐 돌아가고 있는 지금 세상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강박적일 정도로 바쁘게 지내고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합시다.

전염병처럼 퍼져 있는 바쁜 생활

인류는 태초부터 바쁘게 생활했습니다. 적어도 호머가 지구를 거닐고 있던 기원전 425년 이후부터는 그랬습니다.

오디세우스에는 “연꽃을 먹는 사람들(The Lotus Eaters)”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루 종일 연꽃을 먹으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더 이상한 점은 이 사람들이 그렇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호머는 오디세우스의 동료 중 일부도 연꽃을 먹은 후(3배나 빠르게 먹어치웠다면서), “연꽃을 먹는 사람들”처럼 만족스럽고, 편안했으며, 약간 무기력 상태가 되었다고 쓰고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연꽃을 먹은 동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할지 모른다는 걱정에 이들을 전부 배 기둥에 묶고 즉시 배를 띄우라고 명령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오디세우스가 동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느끼고 취한 반응을 보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기업 CEO, 스타트업 창업자 및 스포츠 팀 감독들이 보여주는 행동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도대체 아랫 사람들이 만족하고 느긋해 하는 모습을 꼴보기 싫어는 워커올릭들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뿐만이 아닙니다. 그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생각 앞에서는 두려움에 얼어붙고 맙니다.

오늘날 우리 세상은 일을 얼마나 잘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바쁘게 일했느냐에 무게를 더 두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면에서, “바뻐야”이 좋은 것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다음 같은 대화를 어디에서나 들을 수 있습니다.

“요즘 어때?”

“뭐, 그냥 정신없이 바쁘지!”

“대단한데. 바쁜게 좋은 거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있느냐, 얼마나 할 일이 많으냐로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곤 합니다. 간단히 말해, 얼마나 정신없이 뛰어다니느냐가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팀 페리스의 ‘1주일에 4시간 일하기’에 보면 농담으로, 승진하고 싶으면 이리저리 움직이고, 끊임없이 이메일에 답신을 보내는 등 다른 직원보다 더 오랜 시간을 더 바쁘게 일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이 진정 무언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그냥 바쁜 것인지, 아니면 좋은 결과인지 말이죠.

그리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들을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나타납니다. 그들 모두 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의 힘

살아가면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데 시간을 할애하기란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특히 끊임 없는 회의와 공지, 그리고 줄지 않는 업무량으로 넘처나는 일과 시간에는 더 그러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생각 주간(Think Weeks)’이란 걸 가졌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시간 동안 게이츠는 외딴 호숫가 별장에 홀로 머물면서 IT 업계의 동향을 고민하고, 미래 전략을 구상하는 일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게이츠가 생각 주간을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MS는 큰 발전을 이뤄 냈습니다. 익스플로러를 낳은 유명한 글 ‘인터넷의 조류’를 쓴 시기도 1995년의 생각 주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가족이나 친구를 만나는 것조차 하지 않을 필요는 없습니다. 도시 노동자들에게는 매년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내고 시골 부모님 댁에 가서 농사를 돕는 일도 어쩌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에 속할 수 있습니다.

잡초를 뽑는 것 같은 일을 하다보면 서류 더미에 파뭍혀 하던 생각들을 사라져 버립니다. 그것이 바로 명상이고, 침잠입니다. 어쩌면 이 시간 동안, 게이츠의 경우처럼, 엄청난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누가 알겠습니까?

일년에 한 번이라도 일주일 휴가를 쓸 수 없는 분들이라면, 일정 기간 디지털 기기를 꺼 놓는 등 조금 다른 방식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꺼 놓고, TV도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머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어도, 곧 우리 머리는 자기 역할을 하기 시작할 것이고, 여러 생각과 상상이 피어날 것입니다.

글 머리에서 이야기한 늙은 악어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열심히 뛰어다니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하지만, 때로는 그냥 눈을 감고, 물위에 가만히 떠 있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영양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Written by Pius.pius
출처 : https://steemit.com/kr/@pius.pius/2yg3y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