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최근 이더리움 하락의 이유

2017년 코인시장에서 성장의 대명사이자 안전자산의 상징이었던 이더리움은 원화 기준 200만원을 넘겼던 전고점 대비 엄청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시세가 6천불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 2월 초와 비교했을 때 이더리움의 하락세는 양호했습니다. 그렇다면 최근의 이더리움 하락의 원인이 무엇일까?

그렇다면 왜 이더리움이 2017년을 기점으로 급성장을 했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주도하의 코인 시장에서 플랫폼 코인의 컨셉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비탈릭은 ‘화폐’로서의 비트코인을 넘어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의 베이스가 되는 플랫폼이라는 개념의 코인을 구상했습니다. 그가 설립한 이더리움 재단은 비영리단체로 출발하여 지금까지 비영리단체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초기 멤버 중 수익을 중시하여 영리 활동 강화를 주장했던 찰스 호지킨스의 탈퇴를 보면 이더리움 주축 멤버들의 비영리단체에 대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찰스 호지킨스는 ADA개발의 주축이 됩니다.

멤버들의 비영리에 대한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더리움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코인, 즉 2세대 코인의 중심으로 각광받았으며, 2017년을 거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1만 원 이하이던 이더리움의 시세는 연말 이더리움 200만원을 갈아치우며 엄청난 위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 상승 원인으로는 플랫폼 코인이라는 컨셉, 훌륭한 개발진의 툴과 꾸준한 개발 진척도, 그리고 코인 시장에서 한탕 해보겠다는 후발주자들이 ICO에서 이더리움을 주로 받으면서 발생한 투자 매개체 효과 등이 어우러져 비트코인의 뒤를 이은 부대장이 되었습니다. 다음 그래프를 보면 이해하시겠지만, ICO는 2017년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확산되었고, 이더리움은 그 수혜를 고스란히 입은 코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막강해진 이더리움의 위치를 확인시켜 주는 장면이 2018년 초 대하락장 속에서도 그 위력을 여실히 발휘합니다.

그런데 2018년 3월 초부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의 급격한 하락세의 원인은 무엇일까?

그 첫 번째 원인은 바로 이오스입니다. 이오스의 창시자 댄 라리머가 이더리움과의 전쟁을 선포합니다. 댄은 블록체인에 대한 근본 철학에 있어서 비탈릭과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으며, 이더리움의 한계에 대해서도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이더리움을 벗어나 자신의 철학을 구현할 수 있는 코인을 만들고자 했고 그것이 바로 이오스입니다.

댄은  자신의 높은 인지도와 이오스의 충실한 투자자들을 만들었습니다. 비탈릭과 댄의 논쟁은 코인 시장에 있어서 가장 뜨거운 핫이슈가 되었고, 많은 투자자들이 그 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오스의 공격력은 기술적인 부분과는 전혀 상관 없습니다. 다만 이오스는 방대한 컨셉과 비전, 그리고 댄이 지닌 인지도에 의해 엄청난 ICO 자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금은 이더리움으로 입금됩니다.

이오스는 2017년 6월 26일에 런칭하여 무려 341일 동안의 장기 ICO를 진행중입니다. 이오스 ICO 종료까지는 어마어마한 이더리움이 계속해서 이오스 측으로 입금되고 있습니다. 이오스 측은 자금 확보를 위해서 이더리움을 계속 시장에 내다 팔고 있습니다. 이오스 개발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고, 그 자금은 ICO를 통해 이더리움으로 모였으므로 그 이더리움을 파는 건 당연한 흐름입니다.

실제로 최근 비트피넥스에서 수시로 나타나서 이더리움 물량을 폭격하고 사라지는 움직임이 꾸준하게 관찰됩니다. 특별한 규칙성도 없고, 정해진 물량 기준과 시간도 없습니다. 그냥 막 던지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더리움 매도 폭격기를 이오스 측 관계자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오스에 의해 발생한 이 악재는 이오스의 ICO가 종료된 이후 6월부터는 자동으로 해소됩니다.

두 번째로는 다들 예상하시는 것 처럼 ICO 규제 강화를 들 수 있습니다. 2017년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ICO 규제는 한국을 넘어 전세계로 번져갔습니다. 미국의 SEC도 ICO 규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 계속 금지 상태입니다.

ICO 시장에서 많은 사기꾼들이 판치는 장면을 목격한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고 ICO를 제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당연한 보호 조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ICO 규제가 확산됨에 따라 그 ICO 시장에서 화폐와도 같았던 이더리움의 수요가 줄어들었다는 겁니다. 2017년 이더리움 시세 폭등의 원인이었던 ICO가 2018년 들어 이더리움 시세를 누르고 있는 원인이 된 것이죠. 하지만 이오스의 ICO 종료와 건강한 ICO 규제안이 자리를 잡는 순간이 오면 앞의 악재들은 해소될 것입니다.

다음 세 번째 원인은 최근 이슈가 된 이더리움 ASIC 채굴기 개발 문제입니다.

채굴기 개발 업체 비트메인은 이더리움 ASIC 채굴기를 개발하여 2018년 2분기부터 유통할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GPU 채굴만으로 유지되던 이더리움 채굴 시장에 이제 ASIC이라는 채굴계의 거인이 투입되면 채산성을 맞춰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이더리움 채굴자들은 ASIC을 구비하거나 채굴을 포기해야 합니다. ASIC은 매우 비싸고, 또 ASIC을 싫어하는 비탈릭이 ASIC 채굴기가 이더리움 채굴계에 들어온다면 하드포크를 통해 무력화시켜버릴 가능성이 있으므로 거금을 들여 투자하기도 애매합니다. 게다가 이더리움은 POS 방식으로의 전환을 예고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존 채굴업자들이 이더리움 채굴을 차차 중단할 것이므로 오히려 공급이 줄어들 것입니다.

이더리움의 시세 하락은 비트코인의 하락세와 맞물린 위와 같은 일시적 악재에 의한 것입니다. 결코 이더리움 본질적 기술적 가치가 하락하거나 혹은 기타 내부적 문제에 의한 하락이 아니므로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하락 요인들이라고 봅니다.

추가적인 원인으로는 최근 이더리움의 선물시장 상장 얘기,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기관에서 암호화폐 사장 진출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매집을 하기에는 지금과 같은 시기가는 최적기일 것 입니다.  당연 매집 주체들은 매집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시세 상승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의 악재가 해소되면 다시 이더리움의 원래 지위를 찾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그리고 최근 이더리움 플랫폼 기반의 많은 댑(DApp)들이 계속 개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 생각됩니다.